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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진 미래 - 조영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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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알다시피, 시장은 사고파는 사람이 많아야 활성화된다. 특히 부동산은 거래가 계속 있어야 집값이 올라간다. 그런데 사람들은 나이 들수록 거래에 수동적이 된다. 리스크를 감당하면서 사고 파느니 속 편하게 그냥 안 사고 안 팔겠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우리나라에 1~2인 가구가 늘어난다는 이유만으로 소형 아파트 시장이 활황이 되리라 기대하기는 어렵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아파트 가격이 그런 식으로 결정되지 않는다고 반박할지 모르지만, 결국 시장이란 수요-공급 원칙의 지배를 받게 돼 있다.

 

- 현재가 아닌 미래를  기준으로 삼아라 - 중에서


"정해진 미래"라는 책의 제목을 보고 아는 지인은, 무슨 명리학이나 사주팔자 정도의 내용을 담은 책이라고 생각했는지 "왜 요즘 일이 잘 안 풀려?"라고 넌지시 물어보았다. 처음에는 그 질문의 의도가 무엇인지 몰라 멀뚱히 상대방을 쳐다보았지만, 이내 그 뜻을 이해하고는 "그렇게요.. "라고 답하며 헛헛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정해진 미래" 라니.. 다시 생각해 보면 어처구니없는 제목이었다. 책의 제목을 정하는데 한두 사람의 의견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닐진대, 이런 모순적이고 자극적인 책 제목이라니... 다시 보니 무척이나 새삼스러웠고 낯설었다.

 책의 제목처럼 이미 정해진 미래를 알려주면 더할 나위 없었겠지만, 아쉽게도 책은 인구의 변화에 따라 어떤 변화들이 나타나는지 알려주는 내용이다. 우리나라의 인구 구조나 총량의 변화에 따라 나타날 여러 현상들을 이야기하고 있으며 이미 정해진 미래로 움직이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어찌 보면 미래는 당연히 정해져 있다. 내가 영원히 살 수 없음을 알고 있으며, 내일이면 오늘보다 더 노쇠할 것을 알고 있다. 책을 읽으며 결국 디테일의 차이인 듯했다. 죽음을 알고는 있으나 어디서 어떻게 죽게 될지 모르는 것처럼, 인구가 줄어듬에 따라 내 생활이 어떻게 변화하게 될지는 막연히 알고 있으나 그 디테일을 조금 더 잡아 주는 것이다.  

 

 하지만, 그 디테일을 잡는 것이 여간 쉬운 일은 아니다. 일례로 나는 부동산 시장의 경우 2000년도 후반부터 지속해서 떨어질 것을 예상하였다. 저자가 이야기한 것처럼 시장의 수요는 줄어들 것이고, 또 일본의 경제를 판박이처럼 되풀이하고 있는 한국의 상황을 봤을 때 집값이 떨어지지 않는 것은 너무도 이상한 일이었다. 하지만 내 예상은 지금까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물론 10년 20년 후에 집값이 결국에는 떨어질지 모르지만, 그때 가서 미래를 예측했다고 이야기 하기에는 무언가 낯부끄럽다.

 

 아무튼,  인구학이라고는 어디서 주워들은 "맬서스"의 “인구론”이 다이지만, 책의 내용은 관련 내용에 무식하더라도 꽤나 흥미롭다. 책을 읽으며 예전 어딘가에서 읽었던 문구가 떠올랐다.


석가가 제자에게 "세상에서 제일 우스운 게 무엇이냐?"라고 물었다. 한참을 생각한 제자는 잘 모르겠다며 석가가 생각하는 가장 우스운 것은 무엇인지 되물었다. 제자의 질문에 석가는 이렇게 답하였다.
"누구나 죽는다는 걸 알면서 자신만큼은 영원히 살 것처럼 구는 것, 나는 그게 가장 우습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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