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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카메라 시장의 축소. 카메라 회사들은 살아 남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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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의 첫 디지털카메라는 2005년에 발매된 니콘의 D50이었습니다. 물론 그 전에도 소위 똑딱이라는 디지털카메라를 가지고 있었지만, 사진이라는 취미를 본격적으로 가지게 되었던 것은 니콘의 DSLR 카메라를 구매한 이후였습니다. 지금은 물론 예전만큼 사진을 찍지 않습니다.

 당시 DSLR 카메라는 고가의 장비였기 때문에 전문가 또는 정말 사진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만 들고 다닐 수 있었지만, 제조사들은 보급형 DSLR 카메라를 만들며 시장의 확대를 꾀하였습니다. 제조사들의 이런 전략은 성공하여 이후 DSLR 카메라 시장은 카메라 제조사의 기대와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는 폭발적 성장하였습니다. 저도 D50 이후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몇 번이나 기변을 하였으며, 현재 쓰고 있는 미러리스까지 포함하자면 대략 5~6 정도의 기변을 하였습니다. 

 

카메라 시장이 축소된 이유는 ?

 지금의 카메라 시장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은 굳이 숫자를 가지고 설명하지 않아도 모두가 직관적으로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한때는 많은 사람들이 검은색의 카메라를 어깨에 메고 다니며 사진을 찍었었지만, 이제는 어딜 가도 카메라를 든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생각해보면 휴대폰에 카메라가 기본 탑재되며 금방 사라질 것 같던 카메라는 휴대폰이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기능들과 사진 품질로 예상보다 꽤 오랫동안 시장을 유지하였습니다. 하지만, 휴대폰의 카메라 성능이 일반 사람들이 요구하는 수준에 근접하면서 굳이 고사양의 기능이 필요 없는 사람들에게 카메라는 단지 무거운 액세서리로 변하게 되었습니다. (아직까지 물리적 한계로 스마트폰 카메라보다 DSLR 등의 사진 퀄리티가 월등한 건 사실입니다.) 

 일례로 많은 사람들이 DSLR에 열광했던 이유는 DSLR만이 할 수 있는 심도 깊은 사진에 있었습니다. 소위 말해 뒷배경을 날리는 "아웃포커싱" 기능은 물리적 기능이 받혀주지 않으면 불가능하였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아웃포커싱이 소프트웨어로 구현이 가능해지면서 굳이 무거운 카메라가 필요 없게 되었습니다. 물론 아직까지 그 기능이 완벽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개인적으로는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중반의 DSLR의 시장 확대와 인기가 결국 카메라 회사들에게는 독이었다는 생각입니다. 당시의 시장 확대가 카메라 회사들을 더욱 재기 불가능한 상황으로 몰고 간 것이지요. 이유는 DSLR의 시장의 확대가 제조사들을 착각하게 만들었습니다. 제조사들은 기술을 향상하고 초 고화질의 사진을 만들 수 있다면 지속적으로 소비자가 카메라를 구매할 거라 생각했겠지만, 사실 일반 소비자들에게 일정 수준 이상의 기술은 필요 없는 것들이었습니다. (당시 DSLR 시장에서 큰 힘을 쓰지 못했던 소니가 빠르게 미러리스 카메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환한 것은 우연이 아닐 것입니다.)

 

 카메라 기술이 시장을 힘겹게 확대, 유지하기는 했지만 카메라 시장의 사양길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그것이 언제가 될 것인지는 하는 문제였죠. 카메라 회사들도 이런 변화들을 눈치채지 못했을 리 없습니다. 삼성의 경우 카메라 사업에 공을 들이다 어느 순간 단번에 철수를 하였습니다. 당시 카메라 시장의 철수를 두고 실망하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결과만 놓고 보면 삼성의 결정은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물론 삼성이 카메라 시장에서 철 수 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카메라 사업이 삼성 내에서 가지는 비중이 그다지 크지 않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니콘이나 캐논 등은 본인들의 회사의 운을 걸고 있는 사업 분야 이기에 지금 당장 수익은 좋지만 시장의 전망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쉽게 빠져나올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더욱 기술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되었겠죠.

 스마트폰의 등장이 현재 카메라 시장의 어려움의 직접적인 원인인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카메라 화사들의 이런 잘못된 제품 전략과 시장에 대한 착각들도 지금의 시장 축소에 크게 작용했을 거라는 생각입니다.

 

 오랜 시간 동안 DSLR을 사용했던 유저로서 아직도 무선과 온라인 환경에 제대로 최적화된 카메라가 없다는 것은 카메라 제조사들이 얼마나 시장의 니즈를 잘못 읽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실입니다. 일반적으로 사진을 찍는 많은 사람들이 요구하는 기술은 사진의 화질의 향상이나 광학적 기능이 아닌 인스타/페북/틱톡 등 소셜미디어에 사진을 빠르고 쉽게 올릴 수 있는 기능입니다. (물론 잘 나온 사진은 기본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디지털카메라의 사진을 온라인으로 옮기는 것이 불편합니다. 예전보다야 많이 좋아지기는 했지만, 휴대폰 카메라의 편의성에 비교하면 굳이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메모리카드를 컴퓨터로 옮기고 PC로 사진을 업로드하는 절차는 번거롭기 짝이 없습니다. 그것이 설령 DSLR 유저라 하더라도 그들이 요구하는 것은 잘 나온 사진은 기본이고 그 사진을 온라인에 빠르고 효과적으로 올리는 것입니다. 

다시 살아나기 위한 방법은?

 왜 필름 카메라가 시장에서 도태되었을까요?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디지털카메라에 비하여 그 편의성이 한참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필름을 현상하고 사진을 인화하는 작업들이 레트로 감성을 자극하여 아직까지 마니아들의 찬사를 받고 있지만 말 그대로 이제 마니아들만이 좋아히는 시장이 되었습니다. 사진을 찍자마자 바로 확인이 가능한 디지털카메라의 속도와 편의성에 필름 카메라는 경쟁이 될 수 없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지난 시절의 영광은 거품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카메라 시장이 예전의 영광을 재현하는 것은 소원해 보이며 어쩌면 불가능할지도 모르겠네요. 스마트폰이 등장하고 많은 제품들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것처럼 카메라도 이제는 사진을 업으로 하는 전문가나 영상 산업에서의 수요만 대상으로 사업이 축소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사진과 영상은 수많은 사람들의 일상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생활의 일부분이기에 언제든지 부활의 기회는 있을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카메라 시장이 조금이나 회복을 하기 위해서는 아래의 4가지는 꼭 개선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 압니다. 

1. 사람들이 사진을 왜 찍는지 이해할 것

 이제는 불편하기 짝이 없는 카메라 운영체제는 과감하게 버리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의 사진 소비 패턴의 이해가 필요합니다. 고품질의 사진을 바로바로 온라인에 올릴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개선과 사람들이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도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야 하겠죠.

 이를 위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받아들이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생각입니다. 안드로이드가 해답이 될 수는 없겠지만, 해답으로 가는 길이 될 수는 있을 것입니다. 

2. 작아진 시장을 받아들이고 타깃시장 공략 필요

 전문가들을 위한 시장 수요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입니다. 그들을 위한 고급형 카메라의 판매는 지속되겠죠. 하지만,   

일반인들이 구매하는 카메라 시장은 스마트폰의 카메라 성능이 발전하는 만큼 더욱더 작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타깃시장을 명확히 하고 이에 따른 제품 개발이 필요할 것입니다. 

 제품을 잘 만들면 모두에게 팔리는 시대는 이제 디지털카메라 시장에서는 찾아볼 수 없을지 모릅니다. 아이리버가 "아스텔엔컨"이라는 브랜드로 고급 음향시장으로 방향을 바꾼 것처럼, 카메라 시장도 명확한 타깃 화가 필요할 것입니다. 그나마 지금의 시장에서는 소니만큼 발 빠르게 대응하는 브랜드도 없는 것 같습니다. 

3. 이미징 기술을 활용한 소프트회사로의 발전

 니콘이건 캐논이건 아직까지 이미징 기술은 일반 스마트폰 제조회사가 따라오기 힘듭니다. 필름 카메라부터 시작된 그들의 노하우는 아무리 기술이 발전했다 하더라도 쉽게 따라올 수 없는 것일 테니까요. 그래서 이제는 제조회사가 아닌 소프트웨어 회사로 전환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니콘, 캐논 등의 사진 앱을 만들어 소비자들이 니콘/캐논의 감성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현재 니콘과 캐논에서 만들어 사용되고 있는 앱의 평가만 보더라도 이들의 모바일 시장 대응이 얼마나 한심한지 알 수 있습니다. 본인들의 제품을 구매하는데 몇백만 원은 기본으로 쓰는 사람들한테 제공하는 앱임에도 불구하고 앱의 평가는 정말 무서울 정도입니다.  

4. 감성의 브랜드 만들기

 위의 3가지 요소에 프리미엄을 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카메라 시장에서 라이카가 가지는 위상은 독보적입니다. 특별히 라이카가 카메라를 잘 만들어서 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라이카가 예전부터 쌓아온 명성과 이미지가 지금의 라이카를 만들고 있는 것이지요. 

 밖을 나가 한번 둘러보세요. 자세히 들여다보면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사람은 모두 나이 든 아저씨뿐입니다. 젊은 친구들은 이제 무겁고 둔탁한 DSLR 카메라를 더 이상 들고 다니지 않습니다. 니콘의 트레이드 마크인 빨간 표식은 젊은 사람들에게는 이제 아무런 감흥도 만들어 내지 못합니다.

 저는 니콘인 건 캐논이건 감성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고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레트로에 대한 열풍은 충분히 새로운 이미지와 감성을 만들어 내기에 충분한 기회입니다. 니콘, 캐논의 브랜드 가치면 아직까지 협업을 할 수 있는 회사는 많이 있을 것입니다. 

 

세계적 카메라 브랜드들의 모두 일본 제품들이라 지금의 글에 거부감을 느끼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카메라 시장이 사라져 휴대폰으로만 사진을 찍을 수 있다면 그만큼 슬픈 일도 없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바람은 캐논이건 니콘이건 아니면 다른 새로운 카메라 브랜드이건 지속적으로 카메라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글을 적었습니다. 

 

"만약 당신의 사진이  흡족하지 않다면,

그것은 당신이 충분히 가까운 거리에서 찍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

-Robert Ca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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