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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 < 월터 아이작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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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d is in detail

신은 디테일에 있다.

-Think different-


 채 60살을 살지 못한 스티브 잡스의 삶을 이야기하는데 총 925페이가 필요했다. 그가 가진 재력과 능력으로 암을 이겨내기 위해 지불하였던 돈과 노력은 일반인이 생각할 수 없을 정도였겠지만, 결국 요즘 사람들의 평균 수명과 비교하더라고 절대 길다고 이야기할 수 없는 시간을 살고 죽음을 맞이하였다.
 길다고 이야기할 수 없는 삶을 사는 동안 그는 무수히 많은 변곡과 위기 그리고 성공을 만들고 경험하였으며, 보통의 사람이 인생에서 한번 겪을까 말까 한 사건을 몇 번이고 지속적으로 경험한 그의 생을 생각하자면 오히려 더 많은 페이지가 있어야 했던 건 아니었는지 생각이 들 정도다.
 내가 스티브 잡스보다 단순히 시간상으로 2배 이상의 삶을 산다 해도 100장을 넘는 전기를 만들어 내기도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인데,  1,000장에 가까운 인생의 기록은 분명 그 나름의 존중과 이해가 필요하며, 그런 삶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 또한 어쩌면 필요한 일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청운지지, 파란만장



 스티브 잡스가 21세기 초반의 아이콘이 된 것은 그가 만들어낸 결과물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또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었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폰을 통해 만들어낸 10년간의 변화는 무척이나 많은 변화들을 만들어냈다.  아이폰이라는 기계가 가진 자체의 의미보다는 아이폰이라는 플랫폼을 이용한 다양한 변화를 촉발시켰다는 것이 진정한 스티브 잡스의 업적을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 스티브 잡스가 지금의 변화까지 의도하여 아이폰을 만들었을 거라 생각하지는 않지만 의도하였던 의도하지 않았건 그(애플)가 만들어낸 아이폰이 세상에 나온 이후 지금까지 10년의 헤게모니를 이끌어 왔다 해도 절대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 스티브 잡스였지만, 절대 좋은 사람이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을 것이다. 성공한 사람이지만 좋은 사람은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는 대게 인격적 완성이 사람을 성공하게 만들어 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은 어찌 보면 그냥 그런 사람이 성공했으면 하는 바람일 뿐 인성이 성공과 등가의 관계를 가지는 것은 아니다. 물론 성공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그 판단의 기준도 달라지겠지만, 통속적인 성공 즉 "명예"와 "부"를 얻는 성공의 기반에 인성이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하는 것은 산속의 메아리만큼이나 공허하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인격적 완성은 그 사람의 생을 소모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 중에 하나이다. 인격의 완성이라는 것이 사람이 만든 인위적인 규율과 규범 등에 종속된 결과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을 지키고 좋은 평판을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대가가 필요한 것이다. 물론 그것을 소모가 아닌 사람으로서 가져야 하는 당연한 소양으로 받아들인다면 그 소모는 삶의 목표와 목적이 될 수 있겠지만, 그렇기 위해서는 그를 뛰어넘는 정신적 수양 또는 니체가 이야기한 인간의 불완전성이나 제한을 극복한 이상적 인간 즉 "초인"실현하고자 하는 절대의 목표가 있어야 할 것이다

 물론 인격적 완성과 통속적인 성공을 모두 이뤄내는 사람들도 많다. 우리는 그런 사람을 위인 또는 성인이라 표현하며, 지속적으로 후대에 그 이름을 전달하고 있다. 스티브 잡스가 그런 위인과 성인의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어쨌든 21세기의 시작에서 중요한 변곡점을 만들어 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스티브 잡스를 통해 만들어진 많은 것들이 그의 병적인 집착에 시작되었다는 것이었다. 많은 사람들은 많은 것들을 알면서도 그냥 흘려 넘긴다(물론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겠지만..). 넘기는 이유는 다양하다. 시간이 없어서, 예산이 부족해서, 알지만 귀찮아서 또 무엇보다 그로 인해 틀어질 인간적인 관계들 등 여러 이유들로 인하여 집착에 대한 한계를 긋고 어느 정도 선에서 타협을 한다. 하지만 스티브 잡스는 그런 면이 없었다. 책을 읽으며 그것을 부족으로 봐야 할지 아니면 과함으로 봐야 할지 섣부르게 판단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런 스티브 잡스의 집착이 지금의 애플을 만들어 낸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유명한 사람의 전기 또는 평전은 대부분 읽기 부담스러울 정도로 두껍다. 책의 실제 내용보다는 일단 두꺼워야 그 사람의 평전 또는 전기등이 제대로 평가받을 것 처럼 책의 페이지를 늘려간다는 느낌을 줄 정도이니 말이다.
 물론 그 이유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스티브 잡스 책이 실제 주는 무게감은 생각보다 더욱 무겁다.  쉽게 페이지를 넘길 엄두가 잘 나지는 않지만, 일단 읽어보면 끝까지 읽을 수 밖에 없다. 그만큼 잡스의 생은 파란만장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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